농업

여성농업인 지위향상과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제안

박원준 2023. 5. 16. 16:23

2018년 유엔에서 채택된 「농민과 농촌에서 일하는 사람의 권리선언」에서 "국가는 여성 농민과 농촌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근절하고, 남녀평등의 원칙에 근거해 그들이 모든 종류의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완전하고 동등하게 향유하며, 농촌의 경제·사회·정치· 문화적 발전을 자유롭게 추구하고 참여하며 이로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목적에서 그들의 권한을 신장하기 위한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했다.

 

또한 2015년 제정된 「양성평등기본법」은 개인의 존엄과 인권의 존중을 바탕으로 성차별적 의식과 관행을 없애고,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참여와 대우를 받고 모든 영역에서 평등한 책임과 권리를 공유함으로써 실질적 양성평등 사회를 이루는 것을 기본이념으로 하고 있다.

 

[여성농업인 실태조사 결과 및 현황]

 2001년 「여성농어업인 육성법」이 제정된 후 20여 년이 흘렀으나 여성농업인의 사회적 지위 향상도 요원하다. 여성농업인은 전체 농가인구의 절반을 차지함에도 농촌 사회의 인식, 관련 법적 한계 등으로 여성농업인의 경제적, 사회적, 법적 지위가 아직도 열악한 실정이다.

 

  우리 농촌에서 여성농업인은 농업의 핵심 노동력일 뿐 아니라, 가정은 물론 지역사회의 살림을 담당하는 주축으로서 농업 유지와 농촌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농촌에서 여성농업인의 역할은 농업·농촌의 조력자 정도로 평가절하되어왔으며 양성평등 측면에서 여성농업인의 어려움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18년 여성농업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농업인의 52.5%가 전체 농작업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24.2%는 농작업의 75%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다. 또한 노지채소 65%, 화훼 및 특용작물 63.3%, 전작 49.5% 등으로 기계화율이 낮은 작목일수록 여성농업인의 농사일 참여율이 높게 나타났다. 여성농업인의 역할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업경영체 현황 자료를 보면, ’21년 전국의 농업인 255.9만 명 중 여성의 비율은 45.8%로 절반에 가깝지만, 농업경영체 약 181.3만 건 중 ‘경영주’가 여성인 경우는 53.8만건으로 29.7%에 불과하다. 또한 공동경영주로 등록한 여성은 ’22년 15.2만 명으로 이는 공동경영주 등록대상 여성농업인 57.5만 명의 약 26.5%에 해당한다. 이는 여성농업인의 의사결정권이나 대표성, 그리고 경제력과 직결되는 실질적 지위가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

 

[농촌의 지속가능과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과제]

 

  1, 여성농업인의 지위향상을 위해서는 여성농업인이 주체가 된 소통과 연대를 해야 한다. 지역사회 내 성차별은 근본적으로 여성만의 문제만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문제이다. 따라서 농촌 지역사회에서 민주주의가 성숙해야만 여성농업인의 지위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결국 여성농업인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그 해결을 위한 조직화가 필요하며 참여와 연대로 지역을 바꾸어야 한다.

 

  2, 현재 공동경영주의 의무와 권리에 대한 명시적 법규정이 없기 때문에 여성농업인은 ‘경영주 외 농업인’과 다를 바 없다. 즉 공동경영주는 상위법령에 별다른 근거 없이 임의로 ‘경영’이라는 단어를 삽입해 만든 용어일 뿐 공동경영주로서 규범적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현행 공동경영주 등록은 여성농업인의 지위 향상에 대한 상징적 제도에 불과하다. 공동경영주 제도는 여성이 ‘농업인’으로서 농업정책의 ‘대상’이 되는 자격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법률상 실직적 지위가 확보되어야 한다. 즉, 우리(농촌) 사회가 여성농업인의 실질적 역할을 인정함으로서 경영주의 범위 안에 공동경영주를 포함시켜 여성농업인이 경영주로서 각종 정책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

 

  3, 공동경영주는 경영주와 달리 겸업이 금지되어, 농가소득을 책임지는 여성농업인의 현실과 맞지 않다. 여성농업인의 32.1%가 농업생산 외 겸업을 하고 있다. 또한 여성농업인의 62.5%가 농사소득 향상 등의 이유로 겸업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여성농업인이 실질적 공동경영주로써 직업적, 법적 지위를 획득함으로써 겸업이 허용되어야 할 것이다.

 

  4, 여성농업인의 정책참여 확대, 정책활동에 대한 지원, 성평등 인식 개선등을 분명하게 명시한 지자체 조례가 제·개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여성농업인 지원정책이 정부부터 농촌 현장까지 일관되고 안정적으로 추진되도록 정책 전달체계를 보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자체는 여성농업인 전담인력 배치 또는 전담 부서를 설치해야 한다. 또한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여성농업인 센터의 역할을 강화하거나 별도의 중간 지원조직을 구축하는 방안고 검토될 필요가 있다.

(경기도 조례 현황 : 경기도, 안성시, 남양주시, 가평군, 양평군, 포천시, 연천군, 평택시,여주시_ '20년 기준 / 전담부서 설치 : 충남, 전남, 제주, 경북, 경남, 영월, 나주, (경남)고성 등 _'22년 기준)

 

  5, 여성농업인을 위한 다양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년 기준 여성농업인의 업무상 질병 유병률은 5.8%로 남성농업인의 4.3%보다 더 높다. 특히 여성농업인은 기계화율이 낮은 밭농사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근골격계 질환 유병률이 5.2%로 남성농업인의 3.7%보다 높다. 따라서 여성농업인 재해보험 가입 및 여성농업인 근골격계 검진 사업 등이 확대되어야 한다. 또한 여성농업인 친화교육이 확대되어야 하며, 여성농업인을 위한 영농여건 개선 사업, 바우처사업 등 다양한 제도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자체는 여성(농업인)의 정책참여를 위해 각종 위원회에 여성(농업인)의 비율을 더 늘리는 노력을 해야한다.

 

  6, 농업·농촌의 양성평등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농업·농촌 전반에 걸쳐 성인지적 관점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마을 구성원에 대한 성평등 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때 성평등 교육은 여성의 관점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교육 내용을 구성하고, 이장이나 정책 관련 의사결정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사람은 성평등 교육을 의무화하는 등 성평등 교육을 더욱 확산해야 한다.

 

 여성농업인의 지위 향상은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농업의 지속가능성과 지방소멸의 위기에 놓인 농촌의 존속을 위해서 그리고 지역사회 통합을 위해서는 반드시 여성농업인의 지위가 향상되어야 한다.

 

본 글은 아래 자료를 인용하여 편집하였습니다.

 

1) 여성농업인 삶의 질 및 지위 실태와 향후 과제 _22년, 국회입법조사처

2) 농촌 지역사회에서 여성농업인 여성농업인 지위와 정책 과제 _21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3) 여성농어업인 지위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법ᆞ제도 개선 현장 간담회 자료집 _20년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